#BONUS BOOK 01 - PEOPLE


바리스타 김동규의 플로레스 데님팬츠에 대하여


 


바리스타 김동규씨는 이얼즈어고의 오랜 고객이다. 브랜드 설립 때부터 지켜봐왔으며 이얼즈어고의 옷을 항상 많이 구매하는 고객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찾아주셨던 고객분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가 궁금했다. 초청했고 그는 자신이 가장 많이 입는 옷중 하나로 플로리스 데님을 꼽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편하고 튼튼해서요.” 답을 듣고서도 궁금증이 섞인 내 눈을 보았는지 덧붙여 자세히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저는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고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생두 수입, 로스팅, 납품, 그에 그치지 않고 손님을 맞고 커피를 내리는 일을 하죠. 매장 관리는 물론 직원 관리도 함께 겸하고 있고요. 제게 중요한 것은 일을 하는 것에 있어 얼마나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느냐, 입니다. 튼튼하기까지 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의 말을 듣고보니 그가 쇼룸에 함께 들고온 플로리스 데님이 더욱 눈에 띄었다.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는 소재도 그렇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욱 알 수 있다. 얼마나 많이 입고 빨았는지 내부 탭은 그새 낡아 있었고 팬츠 전반에 걸친 워싱 자국이 보였다. 데님은 유연했고 밑단은 닳았으며 세탁을 거치며 줄어들고 체형에 맞게 늘어난 흔적이 보였다. 사실, 데님은 작업복으로부터 출발했으나 소재의 좋고 나쁨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소재다. 견뢰도가 높고 낮음은 퀄리티를 전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명확해진다.


 

잦은 세탁으로 인해, 멋스럽게 에이징된  오카야마산 KURABO 원단과 YEARS AGO의 케어라벨, 마찰로 인해 자연스럽게 벗겨져 본래의 색이 군데군데 보이는 YKK의 택버튼.


 


3년째 착용중인, 김동규님의 flawless deinim 02 초창기 버전.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뛰어난 데님을 사용하는 곳은 어디일까? 지금은 익히 알려진 일본 오카야마 현에서 제직되는 데님이다. 첫 출발은 미국이었으나, 일본 오카야마에서는 1970-80년대부터 지금까지 데님 산업에만 종사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쿠라보, 카이하라, 쿠로키 등 오카야마 내에서도 저명한 브랜드의 데님은 이들의 유산이며 색감이 아름답지만, 견뢰도가 높고 내구성 또한 뛰어나다. 솜씨 좋은 그들의 데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하게 드러난다. 플로레스 데님은 사실 복각을 중점으로 둔 데님이 아니다. 플로레스라는 이름처럼 흐르는 듯이 떨어지는 트라우저의 실루엣에서 착안되었다. 딱딱한 느낌보다는 밑단 끝에 떨어지는 실루엣은 경쾌하고 유연하다. 견실한 오리지날 데님을 복각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잘 빚어진 데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표가 나고 아름다운 것이 있다. 오리지날 데님을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니지만, 데님 팬츠에서 사용되는 탭 버튼, 체인스티치, 버튼 플라이 등의 디테일을 차용했다. 해당 디테일은 데님 팬츠를 만드는 것에 있어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공고하게 만든 데님 팬츠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향이다. 동규씨는 바리스타 일이 활동적이고 여러 오염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라고 말한다. 활동에 조심스러운 것이 기본적으로 어렵고 그보다는 자주 입고 세탁할 수 있는 옷을 선호한다. 보통 우리는 데님의 세탁법으로 뒤집어서, 버튼을 모두 채우고 찬물, 단독 세탁을 이야기한다. 다만, 그는 지금도 멋스럽게 에이징이 된 자신만의 데님을 입고 있다. 그리고 그는 특별히 데님 만을 위한 세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주 세탁했습니다. 덧붙이자면, 자주 입기도 많이 입었죠." 동규씨의 마지막 말은 묘하게도 데님과는 무척 잘 어울렸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kurabo.co.jp/english/kurabo-history/img/i_history_04_p08.jpg)



KURABO DENIM - SINCE 1888

1888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 최고의 데님 원단 회사인 쿠라보사는 세계 최대의 데님 스트리트로 알려진 오카야마현 쿠라시키시에서 대표하는 원단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데님 원단의 시초라는 큰 상징성과 그에 부합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 뿐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회사이다. 데님 생산을 시작하기 시작했을 땐 균일한 두께의 실을 생산하는 방적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각각의 실이 균일하지 않았지만 수년간의 문제 해결 및 개발 끝에 쿠라보사는 이른바“MR”슬러브 원사를 고안해냈고 균일한 형상과 두께를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오늘날의 방적설비는 균일한 실을 생산하는 데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자연스러운 요철사를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오랜 연구와 고도의 방적기술을 응용함으로써 쿠라보는 슬러브사의 빈티지풍의 외관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DATE : 2021/ 02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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