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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sant

beads atelier

알록달록한 색감. 달그락거리는 시원한 소리.

아주 사소하고도 가벼운 어린아이들의 전유물로 인식되기 쉬운 비즈(beads)가 사실 인간들이 동물의 뼈나 이빨, 조개 등으로 만든 목걸이나 팔찌를 하고 다녔던 기원전 시대부터 출발하였다면 믿어지시나요? 현재까지는 약 10만년 전, 나사리우스 바다달팽이 껍질로 만든 구슬 한 쌍이 가장 초기에 알려진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도가 맞닿는 곳에 속속들이 묻혀있는 조개껍질을 시작으로 뼈, 나무, 말린 열매, 씨앗, 암석, 금속, 보석, 도자기 등 자연으로부터 일구어지는 다양한 천연재료들이 비즈의 원료가 되었던 것입니다.

중세 앵글로 색슨어에서 비롯된 비드(Bead)란 말의 기원이 ‘기도하다' 인 만큼, 비즈를 사용한다는 것이 예전에는 단순한 장식품 용도가 아닌 신앙적 목적을 띄고 있었습니다. 성공적인 사냥, 출산의 장려, 건강이나 수명의 연장, 소원 성취, 부족의 번성을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가 강했던 것이죠. 그렇게 비즈의 용도는 머리띠, 목걸이, 귀걸이, 팔찌, 반지, 코걸이, 옷, 가방 등 생활 곳곳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었습니다. 인간이 금속을 다룰 수 있게 됨에 따라 단순히 줄에 꿰는 비즈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장신구의 시대가 열리게 되기 전까지 말입니다.

출처. getty images

현대에는 산업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비즈에 사용되는 재료에 제한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천연 재료들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합성 직물, 유리 등의 소재들 또한 비즈의 재료로 쓰일 수 있게 됨에 따라 현대인들은 비즈를 단순 장식품으로 여기게 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종교적, 주술적 제약이 옅어지게 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액세서리로서 폭넓게 사용되게 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Y2K 스타일링을 위한 비비드한 컬러감과 과감한 색조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그 예시이죠.

따라서 화려한 비즈워크(beads work)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오랫동안 즐거움을 주고 있는 공예의 영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색다르게 구분되는 정체성을 가진 비즈워크를 전개하는 브랜드가 있으니, 그곳은 바로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아뮈정(Amusant) 입니다.

‘amusant’
불어로 재미있는, 신기한, 흥미로운 것.

Amusant은 대한민국 서울을 기반으로, 프랑스 파리를 오고 가며 패션과 예술에 영감을 받아 다양한 표현의 도구로 비즈 주얼리를 제작하는 브랜드입니다. 아뮈정이라는 이름과 같이 그들은 그저 그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을 즐기며 다루고 있습니다. 비즈 워크 프로세스에 적용되는 스티치 기법을 비롯한 모든 작업은 오직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정교함을 강조하고, 흔하지 않는 소재들을 믹스함으로써 실험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비즈의 주요한 속성을 묻는다 하면, 이는 곧 장식품이나 장식용 능력에서의 사용이 강조됩니다. 다만 비즈로 작업하는 현대 예술가들은 이러한 기준을 고수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전하기도 하는 것이죠. 이에 아뮈정의 경우에는 후자로서, 주얼리의 현대적 미학과 소형 오브제에서 구조적으로 활용되는 비즈의 광범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학적, 개념적, 실용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개인적이고도 상징적인 경험을 더하여 컬렉션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어파트프롬댓을 위해 아뮈정이 제작한 이번 컬렉션 또한, 일상 속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 자연물과 꽃이 그들과 우리에게 보내주는 에너지로부터 영감을 받아 전개되었습니다. 천연 재료인 오닉스, 산호, 진주, 옥, 카우리 조개 등의 상급 재료들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 제품들은 925실버 비즈와, 14k 골드 비즈, 아크릴 비즈를 활용하여 수작업으로 꿰매고 이음으로서 꽃과 딸기, 그리고 마음의 형태감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자연물과 꽃에서 우리가 부여한 별다른 의미는 사실 없습니다. 그저 주변에서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들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마음대로 표현하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죠.

‘표현 (Expression)’ 은 생각이나 느낌을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내는 모든 것들을 일컫습니다. 언어나 몸짓으로 생각을 표현할 수도, 어떠한 느낌을 사물로 표현해 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우리들은 표현하기 위해 태어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머릿속에 자리하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오직 혼자서 살아나가야 할 것이에요. 그렇기에, 표현을 다른 말로서 풀어낸다면 ‘소통’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것들을 아름답게 표현하며 소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 아뮈정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려운 말로 표현되는 추상이나 과대한 포장 없는 표현의 결정, 그 자체를 말이죠. 그렇게 그들은 지치지 않는 도전과 시도를 통해 자신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던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만약, 구현을 위한 한계에 도달할지어도, 표현을 위한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끊임없이 연구하여 마침내 그 표현을 완성시키곤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가속화되는 유행과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것을 표현하는 선명함을 아뮈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만큼 독창적인 모양은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형태감에 자극받고, 요동치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어김없이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은, 아마 아뮈정만의 것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가 틀에 얽매이지 않은 세상을 바라보고 놀이처럼 생각을 묘사하듯, 아뮈정은 찰랑이는 빛처럼 티 없이 깨끗하고 우아한 컬렉션을 우리에게 마음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Credit

Issue Date : 2024.04.22

Editor : 홍지안
Director :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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